2011년 2월 25일 금요일

'프로포폴' 은 무엇인가?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이 2011년 2월 1일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세계최초이지요. (뭐 꼭 세계최초라는 것이 좋은 의미만은 아닌 세상입니다.)



수면마취제로 널리 사용되는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법률로서 관리되는 배경으로 '정신적 의존성 유발과 오남용 사례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형외과 등을 비롯해서 수면내시경을 위한 사용까지 그 폭이 넓은 프로포폴이 이슈화됨에 따라 과연 프로포폴이 어떤 약제이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 간단히 정리해 봤습니다.


1. 프로포폴은 어떤 약입니까?

 쉽게 말하면 프로포폴은 '수면제' 입니다. 대뇌의 GABA 수용체에 작용하여 '억제성 신경전달'을 항진시키고, NMDA 수용체에 작용하여 그 활성을 억제합니다. 좀 복잡하지만 결국 대뇌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입니다.

요놈이 프로포폴의 구조입니다.


프로포폴은 수용성이 아니라서 기름성분이 포함된 용매에 녹여서 사용합니다. 용매가 하얗고 불투명하기 때문에 '하얀약'으로 많이 불립니다. 용매에는 계란추출물이 포함되기 때문에 계란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방부제가 포함되어있지 않은 약물도 있어 장기간 방치할 경우 미생물이 자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수용성으로 개발되어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프로포폴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습니까?

 프로포폴은 약물이 투여된 후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과 지속되는 시간이 매우 짧고 대사산물이 인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장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물론 대량의 약물을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 propofol infusion syndrome 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범위는
  • 전신마취시 마취유도제
  • 중환자실에서 안정제
  • 내시경 등 의료적 시술에서 환자 상태안정
등의 경우에 사용됩니다. 개원가에서는 통증이 심하지 않은 소규모의 수술에서 환자안정의 목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진통작용은 없으므로 통증에 대해서는 다른 처치가 필요합니다.



3. 프로포폴은 중독되나요? 

 엄밀히 따져서 'drug-dependence'와 'addiction'은 구분되는 개념이지만 뭉뚱그려서 '의존성'에 대한 것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실 프로포폴은 작용시간이 매우 짧고 대사물도 인체에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신체적 의존성을 유발한다고 생각하기는 좀 어렵지만, 수면유도시 약간의 쾌감, 고양감, 이완, 환각 등을 느끼고  회복 시에 성적쾌감, 도취감 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정신적 의존성이 더욱 강하다고 합니다. 
 또한 동물실험에서도 프로포폴 투여서 대뇌의 nuclueus accumbens 등에서 도파민 분비가 증가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중독성있는 약물에서 관찰되는 변화와 유사합니다.



4. 프로포폴 중독이 위험한 이유

 프로포폴은 매우 널리 쓰이는 약제입니다. 하지만 용량의존적으로 호흡기 및 심혈관계의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마취과에서 충분히 수련받은 사람에 의하여 주의깊게 투여해야 합니다. 무척 빠른 시간에 작용하기 때문에 신체적 손상의 위험은 물론이고, 무호흡과 저혈압등을 유발해서 사망에 까지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감시장비와 기도유지 장치가 갖춰져있지 않은 상태에서 투여하는 경우는 잠깐 사이에 생명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투약행위는 매우 위험합니다.



5. 어떤 경우에 중독이 되는지?

프로포폴은 매우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지만, 실제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약물의존성을 초래하지는 않습니다. 정신과적 병력(ex. ADHD, 우울증) 이나 약물남용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스트레스 정도가 높고 다양한 약물에 쉽게 노출되어있는 직종(ex.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등에서 의미있는 약물의존성을 보일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 관계는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특별한 과거력이 없어도 이전의 투약경험만으로도 의존성이 유발될 수도 있습니다. 



6. 금단증상이 있는가? 치료는 어떻게?

 사실 프로포폴은 작용시간이 짧고 금단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금단증상으로 환각, 경련, 불안, 떨림, 빈맥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치료는 다른 약물중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7. 기타 사용상의 주의점!!

임산부에 사용하는 경우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수유 중에도 모유를 통해 영아에게 전달될 수 있으므로 사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8.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면 뭐가 달라지는가요?
  1. 허가받은 마약류취급자만이 제조, 수입, 유통할 수 있다. 
  2. 마약류취급자는 ‘취급관리대장’을 작성, 보존하게 되어 유통, 사용실태 파악이 가능하다
  3. 재고량 관리 및 잠금장치 시설에서 일반의약품과 분리, 별도 보관함으로써 불법 유출, 도난, 분실, 임의 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
  4. 사고마약류(변질, 부패 또는 파손) 발생시 보고 및 입회 하에 폐기해야 한다.
  5. 프로포폴 등을 이용한 범죄 행위 시 마약류 취급 위반으로 처벌된다
  6. 마약류는 처방, 조제 등에 따라 투약하는 경우이외의 투약 금지, 위반 시 투약자도 처벌된다.


참고로 식약청에서 발행한 '프로포폴 안전사용 가이드'를 첨부합니다. 요기를 클릭!!

2011년 2월 23일 수요일

2011년도 한국 심폐소생술 지침을 간략히 알려드립니다.

요약

1. 기존의 심폐소생술은 A(airway)-B(breathing)-C(circulation) 순서로 진행하지만,
   새로운 심폐소생술은 C(circulation)-A(airway)-B(breathing) 순서로  진행됩니다.

2. 인공호흡조차 생략한 가슴압박소생술(hands only CPR)을 적용합니다.
    단, 호흡정지나 익수 등에 의한 심정지에서는 인공호흡을 병행해야 합니다.

3.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 호흡상태를 보이는 경우, 심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호흡을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을 생략해서 단순화한 것입니다.

4. 가슴압박의 방법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소아와 성인 모두 5cm깊이 최저 100회/min

5. 심정지 후 증후군에 대한치료

  • 심정지 직후 hemodynamic stability 유지
  • Vital organ에 대한 적절한 management (hypothermia)
  • ACS에 대한 적극적인 intervention
  • neurologic prognosis를 예측해야 한다.

행동요령
  1. 반응확인
  2. Call First (119 and AED)
  3. CPR 시행

<일반인이 심정지 상황을 목격한 경우>



<응급의료종사자가 심정지 상황을 목격한 경우>

2011년 2월 22일 화요일

전기요금 차등제의 도입

전기요금이 시간대별로 차등부과된다고 한다.

피크타임 때는 요금을 높이고 야간에는 낮은 요금을 적용한다는 이야기인데,
전력이란 것이 수요탄력성이 적은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결국에는 전기요금이 오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경부 이관섭 에너지산업정책관은 “현재 요금체계를 설계하고 있어 구체적인 요율을 밝힐 수는 없지만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 전기를 쓰면 기존 요금제보다 요금이 확실히 줄어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이건 당연한 말이다. 당연히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 쓰면 요금이 줄겠지..근데 그 시간대에 왜 수요가 몰리는가를 생각해 보면 아무 의미없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 '값 싼 심야전기'를 축적해뒀다가 낮에 쓰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이 또한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어라' 정도의 대답이 아닐까 싶다. 


사실 전기의 가격과 수요의 문제는 가정용을 해결한다기보다는 요금체계를 바꿔야 할 부분이 더 많다. 현재 가정용 전기의 7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산업용 전기는 전체 전력사용량의 51%(2006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가 싼 이유는 과거 80년대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지원 때문인데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정책은 문제가 있다. 적어도 수출경쟁력과 기업보호를 위한 정책이라면 중소기업 등 실제로 보호해야 할 대상을 한정하여 선택적으로 적용해야지 재정적으로 문제가 없는 대기업 등에도 같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결국 대기업 배만 불리는 정책에 다름아니다. 
 또한 사용량에 따라 요율이 올라가는 누진세도 가정용 요금에만 적용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사용량에 따른 세금을 부과해서 평등이념을 추구하는 이유라면 산업용 전력에도 누진세를 적용하는 것이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덧붙여서 가정용전기는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산업용전기는 오히려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요금체계 자체가 불평등한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정용 전력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요금을 차등적용한다."는 주장은 설득력 자체가 없고, 종국적으로 전기요금의 상승을 초래하여 원가대비 낮은 요금에 대한 보상을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라고 볼 수 있다. 

첫 글입니다.

연동을 위해서 Blogger를 시도해 봅니다. 

페이스북과 연동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