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1일 월요일

힐링이란?

"heal"은 타동사다.

무엇인가를 낫게 한다는 뜻이지, 스스로 낫는다는 뜻이 아닌 거다.

무엇을 낫게 한다는 뜻인가? 그 대상에 따라서 사람마다 힐링이 되고 또 되지 않는 거겠지?
'힐링캠프'를 보면서 내가 힐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주말에는 '나'를 힐링했다.
나의 '어떤 것'을 힐링했을까? 어떤 것이 아니다. '나'다. '나'를 힐링한다는 것은 약간 아이러니하지만 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을 힐링한다면 그것은 본인을 완전히 객체화시킬 수 있는 성인의 반열이던지, 완벽한 나르시스트이던지...ㅎㅎㅎ

주말 나들이의 목적은 '빈둥거림'이었다.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냥 무의미하게..멍 때리면서...뭐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해야 할 것도 별로 없이 말이야...돈을 내라고 하면 돈을 좀 내고...별로 저항하지 않고 계획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불안함에 쫓겨 이리저리 치대는 '나'에 대한 휴식이 아닐까 싶다.

맛있는 거 못 먹어도 그만이고, 좋은 거 못해봐도 된다. 맛집에서 한두시간을 기다리고 먹은 음식은 '맛있다는 음식'이지 '맛있는 음식'은 아닐 거다. 그 가치는 내가 기다린 시간과 상관이 있다. 어느 누가 긴 줄 서서 한참 기다린 음식이 맛없다고 팽개치고 나갈 것인가? 좋은 곳은 어느 해설서에 거창한 미사여구를 달아서 설명한 글을 읽어서 '좋은 곳'으로 분류되는 것이겠지?

나에게 이번 주말은 "좋은 음식은 기분 좋을 때 먹는 음식이고 좋은 곳은 기분 좋을 때 있는 곳"이란 것을 다시 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구름이 줄지어 늘어선 사이로 파란 하늘이 비치고
풀과 나무로 덮인 야트막한 능선을 배경으로
평상에 앉아서 동동주 한 잔을 마시니까

왜 행복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알 것 같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잘 살아야 할까?
잘 살면 행복해질까?

다른 사람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것이고
내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을 쓰면서도 좀 웃기네.

행복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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